보험업계에 몸담은 지난 35년 동안, 수많은 대형 화재 사고와 선박 조난, 그리고 상상하기 힘든 기업의 복합적 리스크들을 목격했습니다. 그럴 때마다 저는 동료들과 함께 "이 거대한 손실을 어떻게 하면 한 기업의 붕괴 없이 감당할 수 있게 할 것인가? "를 치열하게 고민했습니다. 그리고 그 고민의 끝에 언제나 다다르는 곳은 바로 '보험의 기원'이었습니다. 우리가 매일 다루는 약관과 요율, 재보험의 구조는 어느 날 갑자기 생긴 것이 아닙니다. 그것은 인류가 수천 년 동안 거대한 위험에 맞서 쌓아온 지혜의 결정체입니다. 이 블로그의 첫 번째 이야기로, 저는 우리 산업의 뿌리이자 현대 기업보험의 철학적 근간이 되는 '보험의 역사와 시작'을 풀어보려 합니다. 1. 고대의 지혜: 바다에서 피어난 '공동체 정신' 보험의 원형은 글자가 발명되기 전부터 존재했습니다. 기원전 수천 년 전, 바빌로니아의 무역상들은 물건을 운반하다 강도나 자연재해를 당하면 손실의 일부를 서로 보전해 주는 원시적인 형태의 계약을 맺었습니다. 이는 함무라비 법전에도 기록된 '모험대차'의 시초입니다. 가장 흥미로운 점은 '공동해손(General Average)'의 원칙이 이 시기에 이미 정립되었다는 것입니다. 항해 중 배가 파산할 위기에 처했을 때, 배를 가볍게 하기 위해 특정 상인의 화물을 바다에 버립니다. 이때, 그 상인의 희생으로 살아남은 나머지 상인들이 손실을 비율대로 분담하는 원칙입니다. 이것이 바로 현대 보험의 핵심 철학인 '위험 분산(Risk Pooling)'의 탄생입니다. 35년 전 제가 신입 사원 시절 배웠던 공동해손 원칙이 4, 000년 전 상인들의 생존 지혜였다는 사실은 언제나 저를 설레게 합니다. 2. 근대 보험의 탄생: 런던의 커피향과 '로이즈(Lloyd's)' 우리가 아는 '현대적 보험'의 모습은 17세기 영국...
보험, 재보험 이야기와 보험 시장 정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