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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8월 28일 금요일

실전 재보험 8편 - 말레이시아 재보험사 베스트리 BEST RE 파산 및 청산 전말: 국내보험사와의 분쟁과 한국 보험시장의 교훈 [Practical Reinsurance Vol.8]

말레이시아 라부안 베스트리 BEST RE 재보험사 파산 및 Labuan FSA 청산 절차

▲ 라부안 국제금융센터에 기반했던 베스트리(BEST RE)는 태국 대홍수를 기점으로 파산 수순을 밟았다

💡 한줄요약: 1985년 튀니지에서 시작해 라부안에서 아시아를 호령하던 이슬람 재보험사 베스트리 BEST RE의 태국 대홍수 파산, 국내보험사와의 20만불 소송전, Labuan FSA 공식 청산(Winding Up)과 채권신고(Proof of Debt)까지 한국 보험시장이 겪은 Counterparty Risk의 모든 것.

서론: 왜 베스트리인가? - 지리적으로 가장 가깝고 가장 뼈아팠던 파산



수많은 유럽과 버뮤다 재보험사의 파산 소식이 들려와도, 우리에게는 어딘가 먼 나라의 이야기로만 느껴질 때가 많습니다. 그러나 베스트리는 달랐습니다. 이 회사는 말레이시아 연방영토인 라부안(Labuan) 국제비즈니스금융센터에 본사를 두고 있었고, 지리적으로 가까웠던 탓에 한국 보험사와 가장 거래가 많았던 재보험사 중 하나였기 때문입니다.

유럽 재보험사를 만나려면 10시간이 넘는 비행을 해야 했지만, 베스트리는 달랐습니다. 서로의 사무실을 종종 방문하며 얼굴을 맞대고 계약을 논의하던, 그야말로 이웃과 같은 회사였습니다. 그렇기에 베스트리의 파산은 단순한 해외 뉴스가 아니었습니다. 우리 실무자들이 직접 거래했던 재보험금의 회수가 불가능해지면서, 회사에 적지 않은 손실을 입히는 아픈 경험으로 남았습니다.
이 글은 이제 현업에 남아있는 후배들을 위해 기록합니다. 해외 언론에 나온 건조한 파산 기사가 아니라, 우리가 현장에서 직접 당시 실무자로 부터 문의 받고 도움을 주던 채권 회수 실패의 소회와, 그 속에서 얻은 뼈아픈 교훈을 나누고자 합니다.

론 1: 베스트리(BEST RE) 회사 개요와 파산까지의 경과


1.1 이슬람 재보험(Retakaful)의 대표주자였던 회사



베스트리의 시작은 1985년 북아프리카 튀니지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당시 Best Reinsurance Company라는 이름으로 설립된 이 회사는 일반적인 재보험사와는 다른 길을 걸었습니다. 이슬람 율법인 샤리아(Sharia) 법을 엄격하게 준수하는 리타카풀(Retakaful) 전문 재보험사를 표방한 것입니다. 

이는 중동과 동남아시아의 이슬람 보험시장을 선점하려는 전략이었습니다.
이 회사가 본격적으로 아시아 시장의 중심에 서게 된 계기는 2011년 본사를 말레이시아 라부안으로 이전하면서부터입니다. 라부안 국제비즈니스금융센터(Labuan IBFC)가 제공하는 파격적인 세제 혜택과, 아시아와 중동을 동시에 아우를 수 있는 지리적 이점을 노린 결정이었습니다. 모기업은 두바이 증시에 상장된 중동 최대 이슬람 보험그룹인 살라마(SALAMA Islamic Arab Insurance Co.)였으며, 살라마의 전폭적인 지원을 받으며 급격히 성장했습니다.

베스트리의 포트폴리오는 당시 주류였던 유럽이나 북미가 아닌, 이른바 신흥국에 집중되어 있었습니다. 한국을 비롯해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터키, 사우디아라비아 등 30여 개국의 물량을 적극적으로 인수했습니다. 이러한 전략은 전성기인 2010년에 빛을 발했습니다. 당시 수재보험료 규모가 3억 달러에 달했고, 세계적인 신용평가사인 A.M. Best로부터 A-(Excellent)라는 우수한 등급을 받으며 아시아를 대표하는 재보험사로 인정받았습니다.



1.2 연쇄적 거대 재해와 신용등급 추락

몰락의 시작은 2011년 태국 대홍수(Thai Floods)였습니다. 태국 아유타야 산업단지가 침수되며 글로벌 공급망이 마비되고, 재보험 손실만 120억불이 발생했습니다. 베스트리는 태국, 말레이시아 물량을 과도하게 인수한 상태였습니다. 아래 표를 통해 베스트리의 신용등급 추락 과정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연도사건베스트리 영향신용등급
2011태국 대홍수미지급보험금 8,000만불 급증A- → B++
2013모기업 SALAMA 증자 지연자본잠식, 유동성 위기B++ → B+
2014한화손해보험 등 소송 제기영업정지 Winding-up OrderB+ → B (취약)
2015~2018Run-off 전환40개사 Commutation, 7억불 정리B 이하
2020~현재Labuan FSA 공식 청산잔여 자산 회수만 진행등급 철회


1.3 Run-off 돌입과 7억불 정리

정상 영업이 불가능해지자 베스트리는 2015년 신규 계약 인수 전면 중단(Run-off) 선언. 이후 수년간 17건의 장외 법적 화해, 40여 건의 글로벌 계약 중단(Commutation)을 진행하며 7억 달러 이상의 자산과 부채를 정리했습니다. Commutation이란 "미지급 재보험금 1,000만불을 600만불에 합의 종결(Haircut)"하는 방식입니다.

본론 2: 현재 상황 - Labuan FSA 공식 청산(Winding Up) 진행 현황


2.1 법원에 의한 강제 청산과 청산인의 역할


현재 베스트리는 사실상 영업을 중단한 상태가 아니라, 말레이시아 고등법원의 명령에 따라 공식적인 청산(Winding Up) 절차가 진행되고 있습니다. 이 사실은 말레이시아의 금융감독기구인 Labuan FSA가 공식 Notice를 통해 대외적으로 선포했으며, 현재까지도 그 효력이 유지되고 있습니다.


법원과 Labuan FSA가 공동으로 지정한 공식 청산인(Liquidator)은 현재 전 세계에 흩어져 있는 베스트리의 잔여 자산을 하나하나 실사하고 압류하는 작업을 수행하고 있습니다. 여기에는 단순한 현금성 자산뿐만 아니라, 베스트리가 다른 재재보험사로부터 받아야 할 출재보험금까지 모두 포함됩니다.

청산 절차 자체는 철저하게 말레이시아 회사법(Companies Act 2016)과 라부안 금융서비스법에 따라 진행됩니다. 청산인은 자산 실사 결과와 채권자들의 우선순위에 따른 배당률을 정리한 보고서를 법원과 채권단에 정기적으로 제출해야 합니다. 다만 베스트리의 계약이 30여 개국에 걸쳐 있는 다국적 구조였기 때문에, 자산과 채무를 확정하는 정산 작업이 극도로 장기화되고 있는 것이 현실입니다.



2.2 모기업 SALAMA의 손절과 지분 매각


베스트리의 모기업이었던 두바이의 SALAMA 그룹 역시 더 이상 베스트리를 지원할 여력이 없었습니다. 자본잠식 상태에 빠진 자회사를 살리기보다는, 그룹 전체의 손실을 최소화하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은 것입니다.


결국 SALAMA는 2018년에 베스트리의 보유 지분 전체를 처분하기 위한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했고, 이 계약은 2020년에 최종적으로 종결되었습니다. 이 과정에서 과거 두바이와 카사블랑카, 쿠알라룸푸르에 운영되던 글로벌 지사들은 모두 문을 닫았습니다. 현재는 말레이시아 현지에 청산인의 사무소 단 한 곳만이 남아, 파산 절차의 마지막을 정리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본론 3: 한화손해보험 vs 베스트리 - 한국 원수사의 채권 회수 분쟁


3.1 20만불을 둘러싼 2014년의 소송전


베스트리의 부실 징후가 수면 위로 드러난 것은 신용등급이 B+로 추락하고 자본잠식이 본격화되면서부터였습니다. 당시 베스트리와 거래하던 한국 원수사들은 미지급된 재보험금을 돌려받기 위해 발 빠르게 움직여야 했습니다.

그중 한화손해보험은 2014년 말레이시아 현지 법원에 직접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미지급 재보험금의 반환을 청구하는 본안 소송과 함께, 베스트리의 자산이 해외로 빠져나가는 것을 막기 위한 자산 동결 가처분 신청을 동시에 진행한 것입니다.
흥미로운 점은 베스트리의 대응이었습니다. 베스트리는 오히려 한국 보험사를 상대로 맞소송을 제기했습니다. 이미 지급했던 재보험금 약 20만 달러, 우리 돈으로 약 2억 원에 해당하는 금액을 돌려달라는 취지의 반소(Counterclaim)였습니다. 채무 자체가 존재하지 않는다는 주장이었습니다.

당시 업계와 법조계에서는 이 맞소송을 베스트리의 전형적인 시간 끌기용 법적 전략으로 해석했습니다. 이미 지급 능력이 없는 상태에서 소송 구조를 복잡하게 만들어, 공식적인 파산이나 청산 절차가 시작되기 전까지 시간을 벌려는 의도였다는 분석이 지배적이었습니다.

결과적으로 이 예측은 맞아떨어졌습니다. 베스트리가 결국 말레이시아 법원으로부터 공식 청산 명령을 받게 되면서, 한화손해보험이 제기했던 개별 민사 소송들은 더 이상 진행되지 못했습니다. 모든 분쟁은 청산 절차 내의 채권 신고(Proof of Debt, POD) 단계로 흡수되어 버렸습니다. 법원에서 승소 판결을 받아 강제로 집행하는 것이 아니라, 이제는 청산인에게 채권자로서 자신의 권리를 인정받고 줄을 서서 기다려야 하는 처지로 바뀐 것입니다.

이러한 사례는 한화손해보험만의 일이 아니었습니다. 국내 대형 재보험사인 코리안리를 비롯해 말레이시아의 쿠르니아(Kurnia) 등 아시아의 원수사 10여 곳이 유사한 소송을 제기했지만, 결국 모두 동일한 POD 절차로 흡수되어 현재까지도 수년이 넘는 시간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한화손해보험과 베스트리 소송 및 Labuan FSA 청산 채권신고 Proof of Debt 절차

본론 4: Labuan 청산 절차상 채권 신고(Proof of Debt) 법적 가이드

현재 베스트리는 말레이시아 라부안 회사법에 따른 청산 절차를 밟고 있습니다. 따라서 채권자인 보험사가 돈을 돌려받기 위해서는 일반적인 민사 소송이 아니라, 청산법에서 정한 절차를 반드시 준수해야 합니다. 후배 법무팀과 재보험팀이 실무에서 바로 활용할 수 있도록 상세히 정리합니다.


A. 채권 신고 (Filing Proof of Debt) - 21일 룰이 생명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법정 양식에 맞춰 채무 입증 진술서를 작성하는 것입니다. 이는 단순한 청구서가 아니라 법적 효력을 갖는 문서로, 말레이시아 회사법상 Form 55 또는 Form 77 양식인 'Statutory Declaration of Proof of Debt'를 사용해야 합니다.


양식 작성 못지않게 중요한 것은 증빙 서류를 갖추는 일입니다. 재보험 계약서 원본인 Treaty나 Facultative Slip, 그리고 미지급금 명세서(Statement of Account), 과거에 있었던 판결문이나 화해 조서 등을 빠짐없이 첨부해야 합니다. 이후에는 공증인(Commissioner for Oaths) 앞에서 선서를 하고 서명을 해야만 정식 서류로 인정됩니다.


이렇게 준비된 실물 서류는 Labuan FSA가 아닌, 법원이 선임한 공식 청산인(Liquidator)의 사무소로 직접 제출해야 합니다. 청산인이 직접 접수하고 심사하기 때문입니다. 여기서 가장 중요한 것은 기한입니다. 청산인이 고지한 기한 내에 서류를 제출하지 않으면, 채권 자체가 실권되어 한 푼도 돌려받을 수 없게 됩니다.



B. 심사 및 확정 (Adjudication)

서류를 제출하면 청산인은 해당 채권을 승인(Admit)할지, 아니면 거절(Reject)할지를 결정합니다. 만약 거절된다면 청산인은 반드시 그 사유를 담은 통지서를 보내옵니다.


이 통지를 받은 날로부터 21일 이내에 라부안 고등법원에 이의 제기(Appeal)를 해야 합니다. 이 21일이라는 기간을 넘기면, 청산인의 결정은 그대로 확정되어 더 이상 다툴 수 없게 되므로, 날짜를 철저히 관리해야 합니다.



C. 배당 (Dividend Distribution) - 현실적 회수율은 어느 정도일까? 

채권이 최종 확정되더라도, 전액을 돌려받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점을 현실적으로 인정해야 합니다. 청산 절차상 배당의 우선순위는 1순위가 청산 비용, 2순위가 직원 급여와 세금, 그리고 3순위가 일반 무담보 채권자인 원수보험사이기 때문입니다.

베스트리는 이미 자본잠식 상태에서 청산되었기 때문에, 원수보험사가 청구한 미지급 재보험금의 100%를 회수하는 것은 기대하기 어렵습니다. 청산인이 잔여 자산을 모두 현금화한 뒤, 채권자들이 청구한 금액의 비율에 맞춰 나누어 주는 안분 배당 방식이기 때문에, 원금의 수 퍼센트 수준에 그칠 가능성이 매우 높습니다.


더 큰 문제는 정산이 장기화된다는 점입니다. 베스트리가 과거 전 세계의 재재보험사(Retrocessionaire)에게 가입해 두었던 출재보험금을 청산인이 완전히 회수해야만 배당할 재원이 마련되는데, 이 과정이 복잡한 글로벌 역외 정산 구조로 얽혀 있어 최종 정산까지 향후 수년이 더 소요될 전망입니다.

본론 5: 한국 보험시장에 주는 3대 교훈 - 35년 실무자의 소회



첫 번째 교훈, 지역적 편중의 위험을 피해야 합니다. 태국 홍수 한 번에 무너진 포트폴리오가 증명합니다.

베스트리는 아시아와 신흥국의 거대 재해 위험을 너무 과도하게 인수했다가, 2011년 태국 홍수라는 단 한 번의 사건으로 무너졌습니다. 재보험사는 포트폴리오를 전 세계로 분산해야만 대형 재해를 견딜 수 있다는 가장 기본적인 원칙을 지킨 것입니다. 이는 원수사에게도 동일하게 적용됩니다. "아시아 물량이 싸게 나온다"는 유혹에 빠져 단일 지역에 30% 이상을 출재하는 것은, 결국 베스트리와 같은 위험을 스스로 떠안는 것과 같습니다.


두 번째 교훈, 모기업의 지원을 맹신해서는 안 됩니다. SALAMA라는 든든한 뒷배가 있어도 파산은 일어납니다.


많은 원수보험사들이 "두바이 최대 금융그룹인 SALAMA의 자회사이니 안전할 것"이라고 믿고 베스트리와 거래를 했습니다. 그러나 정작 위기가 닥쳤을 때 모기업은 자본 확충을 포기했고, 신용등급은 순식간에 폭락했습니다. 재보험사를 선정할 때는 모기업의 규모만 볼 것이 아니라, 해당 법인 자체의 독자적인 재무 건전성을 보여주는 A.M. Best의 단독 등급(standalone rating)을 철저히 평가해야 합니다. 현재 도입된 K-ICS 제도 역시 그룹 지원을 인정하는 데 매우 엄격한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세 번째 교훈, 파산 이후의 Run-off 장기화 비용을 반드시 기억해야 합니다. 파산 후 10년이 진짜 전쟁의 시작입니다.

재보험사는 파산한다고 해서 모든 계약이 끝나는 것이 아닙니다. 기존에 체결된 계약과 미지급된 청구 건을 정산하는 데 수년에서 길게는 십수 년이 소요됩니다. 이 긴 과정에서 채권단인 원수보험사들은 보험금을 제때 받지 못해 유동성 위기를 겪거나, 거액의 법정 다툼 비용을 직접 부담해야 합니다.

한화손해보험의 사례가 대표적입니다. 20만 달러, 우리 돈 2억 원을 받기 위해 2년 동안 말레이시아 현지에서 소송을 진행한다면, 들어가는 변호사 비용이 채권액 자체를 초과해 버리는 모순이 발생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계약을 체결하기 전에, 신용등급이 일정 수준 이하로 떨어지면 즉시 담보를 요구할 수 있는 Rating Trigger 조항과, 신용장(LOC) 설정을 반드시 포함시키는 것이 필수적입니다.


☝현업자의 소회: 

라부안(Labuan)에서 들었던 그들의 포부는 지금도 라부안의 저녁 식사 자리가 생생하게 기억납니다. 베스트리의 임원들과 마주 앉아 식사를 하며, 그들로부터 "우리는 이슬람 금융의 미래가 될 것"이라는 당찬 포부를 들었던 기억입니다. 그들의 눈빛에는 아시아 시장을 장악하겠다는 자신감이 가득했습니다.


그러나 그로부터 불과 1년 후, 2011년 태국을 덮친 대홍수는 그들이 그리던 미래를 한순간에 무너뜨렸습니다. 수십 년간 쌓아 올린 신뢰와 자본이, 단 한 번의 자연재해 앞에서 얼마나 허망하게 무너질 수 있는지를 저는 그때 처음으로 목격했습니다.


재보험은 결국 신뢰(Trust)를 파는 사업입니다. 아무리 수치가 좋고 모델이 정교해도, 한 번 무너진 신뢰는 다시 세울 수 없습니다. 신뢰가 무너지면, 재무제표상의 숫자는 아무런 의미가 없어집니다.


현업에 남아있는 후배들에게 간곡히 부탁하고 싶습니다. 부디 신용등급이 A- 미만인 재보험사와 거래를 할 때에는, 반드시 담보를 요구하십시오. 상대방의 포부나 모기업의 명성을 믿지 마시고, 오직 담보와 계약서상의 Rating Trigger 조항만을 믿으십시오. 그것이 여러분 자신을 지키고, 회사를 지키는 유일한 길입니다.

결론: 파산은 끝이 아니라 채권 회수 전쟁의 시작이다


국내 보험사와 베스트리의 분쟁 과정을 되돌아보면, 그 흐름은 매우 전형적인 부실 재보험사의 패턴을 따르고 있습니다. 지급 불능 상태에 빠진 재보험사가 시간을 끌기 위해 맞소송을 제기하고, 결국 모든 분쟁이 청산 절차로 흡수되어 버리는 모습입니다.

따라서 현재 단계에서 국내 보험사가 말레이시아 현지에서 추가적인 개별 소송을 진행하는 것은 실익이 거의 없습니다. 소송 비용만 더 들어갈 뿐, 실질적인 회수 효과는 기대하기 어렵습니다. 이제 우리가 할 수 있는 유일하고 가장 현실적인 대응책은, 청산인을 통해 우리의 채권이 제대로 확정(POD 승인)되었는지를 꼼꼼히 모니터링하고, 향후 진행될 배당 절차를 끈기 있게 지켜보는 것입니다.

베스트리 사태는 K-ICS가 도입된 이후, 왜 거래상대방 위험(Counterparty Risk) 관리가 킥스비율 150%를 방어하는 핵심 요소가 되었는지를 보여주는 가장 가까운 사례입니다. 우리는 이 사건을 통해, 재보험사의 신용등급이 단순한 숫자가 아니라 우리 회사의 재무 건전성과 직결된다는 사실을 다시 한번 깨달아야 합니다.



✅ 핵심 요약 3줄


베스트리 BEST RE는 2011년 태국 대홍수라는 단 한 번의 재해로 인해 신용등급이 B+까지 추락했으며, 이후 40여 개사와의 합의(Commutation)를 통해 7억 달러가 넘는 부채를 정리한 끝에 결국 Labuan FSA의 공식 청산(Winding Up) 절차를 밟게 되었습니다.

국내 보험사는 2014년 자산 동결을 위한 소송을 제기하며 채권 회수에 나섰지만, 베스트리는 20만 달러의 반소를 제기하며 시간 끌기로 맞섰고, 결국 모든 분쟁은 청산 절차상의 채권 신고(Proof of Debt) 절차로 흡수되었습니다.

이 사건이 우리에게 주는 교훈은 명확합니다. 첫째, 특정 지역에 대한 편중을 금해야 하며, 둘째, 대형 금융그룹의 자회사라는 이유만으로 모기업의 지원을 맹신해서는 안 되고, 셋째, 파산 이후 10년 이상 지속되는 Run-off의 장기화에 대비해 반드시 담보와 Rating Trigger 조항을 확보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파산 자체보다 파산 이후의 10년이 진짜 비용입니다.

 

📚 출처 및 참고

1. Labuan Financial Services Authority (Labuan FSA), Official Notice - Winding Up of BEST RE (L) Limited
2. Labuan High Court, Winding Up Order for BEST RE (L) Limited, Case No. LBU-28NCC-2014
3. A.M. Best, BEST RE Downgrade to B+ and Negative Implications, 2013-2014 Reports
4. SALAMA Islamic Arab Insurance Co., Annual Report 2018 - SPA for Disposal of BEST RE Stake
5. Malaysian Companies Act 2016, Labuan Companies Act 1990 - Proof of Debt Form 55/77
6. Artemis.bm, Thai Floods 2011 Reinsurance Loss $12bn and Impact on Asian Reinsurers
7. 본 블로그 분석: https://www.reinsurancepilot.com/2026/08/global-reinsurance-market-structure-london-bermuda-korean-re.html

⚖️ 법률 근거

- 보험업법 제115조(재보험) 및 감독규정 제7-2조(재보험 거래상대방 위험관리, 담보 설정 의무)
- K-ICS 해설서 – 거래상대방 위험액, 신용등급별 위험계수(B+ 이하 15%), 무담보 채권자 배당 순위
- 말레이시아 Companies Act 2016 Sec 483-489 - Proof of Debt 및 Adjudication 절차
- IFRS17 문단 63 - 재보험 자산 손상 및 회수가능성 평가
⚖️ Compliance Note
본 콘텐츠는 말레이시아 BEST RE (L) Limited 청산 사례에 대한 일반적 정보 제공을 목적으로 하며, 특정 회사나 개인에 대한 투자 권유, 법률 자문을 포함하지 않습니다. 모든 사실관계는 Labuan FSA 공식 Notice, 말레이시아 법원 판결문, A.M. Best 보고서 등 공개 자료에 근거합니다. 개별 재보험 채권 회수 및 K-ICS 비율 산출은 해당 보험사의 공식 약관 및 금융감독원 규정, 전문 법무·회계법인과 상담하시기 바랍니다.
🙋 35년 베테랑이 답하는 Q&A
Q1. 베스트리 채권은 얼마나 돌려받을 수 있나요?
A. 자본잠식 상태에서 청산되었으므로 원금 100% 회수는 사실상 불가능합니다. 과거 Commutation 사례를 보면 30~50% Haircut이 일반적이었고, 현재 무담보 채권자는 우선변제 후 남은 자산이 있을 경우에만 수 % 수준 배당이 예상됩니다.

Q2. 국내보험사의 소송은 왜 Proof of Debt로 바뀌었나요?
A. 법인이 Winding Up 명령을 받으면 개별 민사소송은 모두 정지되고 청산 절차로 흡수됩니다. 승소 판결을 받아도 집행할 자산이 없으므로, 청산인에게 채권자 지위를 인정받는 POD 절차가 유일한 법적 수단입니다.

Q3. 한국 보험사가 이런 피해를 막으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요?
A. 3가지가 필수입니다. 첫째 A- 미만 재보험사 거래 시 LOC 100% 담보 요구, 둘째 재보험 계약서에 Rating Trigger(등급 하락 시 담보 추가) 조항 삽입, 셋째 분기별 A.M. Best 등급 모니터링 및 국가·종목별 집중도 30% 제한.
✍️ 작성자 정보
본 글은 보험 및 재보험 업계 35년 이상 경력의 미나리아빠가 작성했습니다. 2010년대 초반 베스트리와 직접 거래하며 겪은 경험을 바탕으로 후배들을 위해 작성했습니다. 문의: leejhpp@gmail.com

📌 ENGLISH SUMMARY
BEST RE (L) Limited, a Labuan-based Retakaful reinsurer originally from Tunisia (1985) and owned by Dubai's SALAMA Group, expanded aggressively in Asia and MENA. After the 2011 Thai Floods and consecutive global cat losses, its rating fell to B+ (vulnerable), leading to 17+ out-of-court settlements, 40+ commutations ($700M+ liabilities), and eventual Winding Up ordered by Malaysian Court and Labuan FSA. Korean cedants including a Korean Insurance company filed asset freeze and recovery suits in Malaysia (2014), met with Best Re's counterclaim ($200k) as a delaying tactic. Now all claims are absorbed into Proof of Debt (POD) procedure under Labuan Companies Act, with unsecured creditors likely facing severe haircut and multi-year delay due to complex retrocession recovery.

▶ 다음 편(에정): [실전 재보험 9] K-ICS 150% 방어 전략 - 재보험 출재 최적화와 Sidecar, Collateralized Reinsurance 활용법이 계속 업로드됩니다.

실전 재보험 7편 부록 - Fortress Re 파산 비하인드 스토리: 9.11 테러와 25억불 재보험 돌려막기의 전말 [Practical Reinsurance Vol.7 Appendix]

9.11 테러와 Fortress Re 파산, 25억불 재보험 돌려막기 Retrocession 사기 사건

▲ 9.11 테러는 Fortress Re의 10년간의 회계조작을 드러낸 도화선이었다 (Image: Unsplash)

💡 한줄요약: 9.11 테러로 드러난 Fortress Re 25억불 파산은 천재지변이 아닌 10년간의 재보험 돌려막기 사기였다. 일본 보험사를 파산 위기로 몰아넣은 Counterparty Risk 최악의 교훈.

프롤로그: 2001년 9월 11일, 재보험사의 심장이 멎은 날



2001 9 11일 오전 8 46, 아메리칸항공 11편이 세계무역센터 북쪽 타워에 충돌하던 순간, 보험업계의 심장도 함께 멎었습니다. 항공기 동체와 승객 사망, 3자 배상책임, 그리고 맨해튼 전체의 영업중단손해까지 합치면, 그날의 손실은 400억 달러를 훌쩍 넘었습니다. 

저는 당시 한국시간으로 저녁이었습니다. 런던 Aon에서 한국으로 출장 온 해상보험 담당 브로커, Spencer와 함께 저녁 식사를 마치고 생맥주집에서 맥주를 한잔 더 하고 있었습니다. 등심구이를 안주 삼아 이런저런 해상보험 이야기를 나누던 중, 화장실을 다녀오던 Spencer가 벽에 걸린 TV 뉴스 영상을 보고 갑자기 소리를 질렀습니다. 화면에는 무역센터 타워에서 검은 연기가 치솟고 있었습니다. 그렇게 비극적인 사고의 시작을 우리는 생맥주집에서 맞이했습니다. 

그 순간, 엄청난 사건이 터졌다는 직감은 들었습니다. 그러나 그 사건이 앞으로 전 세계 정치와 경제에 얼마나 엄청난 파장을 몰고 올지, 그리고 그 파장이 10년 동안 감춰졌던 재보험 시장의 거대한 사기극을 드러낼 것이라고는, 당시의 짧은 식견과 경험으로는 도저히 예측할 수 없었습니다.


본론 1: 겉은 화려했던 재보험 풀의 실체


🚨 비하인드 스토리: 일본 자본을 등에 업은 항공 재보험 제왕


Fortress Re는 스스로 위험을 책임지는 정식 재보험사가 아니었습니다. 일본의 대형 원수보험사들, 즉 닛산화재해상과 타이요화재해상, 후지화재해상, 닛신화재 등으로부터 자금을 모아 항공 재보험 풀을 운영 대행하던 MGA(Managing General Agent)에 불과했습니다.



그 구조는 매우 단순했습니다. 일본 보험사 5개사가 100% 출자하고, Fortress Re가 운영을 맡아 전 세계 항공사와 공항의 항공보험을 재보험으로 인수한 뒤, 그 대가로 15%의 수수료를 챙기는 방식이었습니다.



이 구조는 1980년대부터 1990년대까지 일본 버블 경제의 막강한 자본력을 등에 업고 전성기를 구가했습니다. 전 세계 항공 재보험 물량의 20%를 싹쓸이할 정도였고, 런던 로이즈 시장에서는 "Fortress가 받으면 무조건 우량"이라는 신화까지 생겨났습니다.



그러나 이 화려함 뒤에는 치명적인 맹점이 숨어 있었습니다. 원수사인 일본 보험사들은 영어로 된 복잡한 계약서와 재재보험(Retrocession) 구조를 100% Fortress Re에 위임해 버렸습니다. 10년 동안 단 한 번의 제대로 된 실사도 없는 위탁이 이어졌고, 그 신뢰가 사기의 씨앗이 되었습니다.


Fortress Re 재보험 풀 구조와 일본 보험사 닛산화재 출자 구조도

본론 2: 등급 하락을 감춘 재보험 돌려막기 Arbitrage


📉 경영진 Maurice Sabbah의 치명적인 꼼수



Fortress Re의 소유주 겸 CEO였던 모리스 사바(Maurice Sabbah)와 COO 케네스 코먼(Kenneth Kornfeld)은 10년 동안 치명적인 꼼수를 부리고 있었습니다.




이들은 매년 일본 원수사들에게 보고서를 제출하며, "리스크를 분산하기 위해 다른 우량 재보험사에 다시 보험을 들었다"고 보고했습니다. 재재보험, 즉 Retrocession을 했다는 것입니다. 보고서에 등장하는 재재보험사는 Munich Re와 Swiss Re 같은 A++ 등급의 초우량사들이었고, 그 명목으로 매년 수천만 달러의 수수료를 챙겼습니다.



그러나 사후 조사 결과 드러난 실상은 충격적이었습니다.



보고서상에는 Munich Re A++ 등급사에 재출재했다고 되어 있었지만, 실제로는 신용등급 자체가 존재하지 않는 케이맨 제도의 유령회사, 자본금 100만 달러짜리 Cayman LMX 풀에 위험을 넘겨둔 것이었습니다. 수법은 간단했습니다. 우량사 요율 100을 받아 유령회사에 30에 넘기고, 차액 70을 마진으로 착복하는 방식이었습니다. 이른바 Retrocession Arbitrage, 즉 재보험 돌려막기였습니다.




이러한 행각은 1991년부터 2001년 9.11 테러 직전까지 10년간 지속되었고, 누적 착복액은 4억 달러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됩니다. 9.11 이전에도 이미 회사의 실제 지급여력은 사실상 파산 수준인 Junk 상태였지만, 일본 본사에는 "우리는 A등급 재보험사에 90%를 재출재했다"는 허위 보고서로 이를 완벽하게 감춰왔습니다.




현재의 K-ICS 관점에서 보면, 거래상대방 위험액을 0%로 보고했지만 실제로는 100% 무담보였던 셈입니다. 요구자본을 50분의 1로 속인 것과 마찬가지였습니다.


본론 3: 9.11 테러, 그리고 드러난 25억 달러의 블랙홀


💥 2001년 9월 11일, 모든 것이 무너지다



2001년 9월 11일 테러로 납치된 항공기 4대의 배상책임이 25억 달러로 추산되었습니다



구분허위 보고실제차액
Retrocession 비율90% 우량사에 출재10% 유령회사에 출재80% 무담보 노출
예상 회수금22.5억불0.5억불22억불 손실
일본 원수사 최종 부담2.5억불25억불10배 독박


본론 4: 경영진의 호화 생활과 소송전 - 끝나지 않은 비극


🔎 수백억 보너스와 유대인 재단 기부


사후 조사 결과는 더욱 참담했습니다. Fortress Re 경영진은 회사가 무너지기 직전까지 수조 원의 리스크를 감춘 채 매년 수백억 원의 보너스를 챙겨 호화 생활을 누리고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그린스보로 최고급 저택과 전용 제트기를 소유하고, 유대인 기부 재단에 수천만 달러를 기부하며 지역사회 유지 행세를 하고 있었습니다.



2004년 노스캐롤라이나 연방법원은 경영진에게 일본 보험사들에게 4억 달러, 우리 돈 약 5천억 원을 배상하라는 판결을 내렸습니다. 그러나 이미 그들의 재산은 스위스 신탁으로 은닉된 후

결론: Fortress Re가 남긴 3대 교훈 - 신용등급과 투명성



이 사건은 글로벌 재보험 시장에서 "재보험사의 신용등급과 투명성을 검증하지 않으면 시장 전체가 공멸할 수 있다"는 가장 뼈아픈 교훈을 남겼습니다.


첫째, 재재보험의 투명성이 의무화되었습니다. 이후 A.M. Best는 BCAR B6 항목에 "누구에게, 몇 퍼센트를, 어떤 등급의 재보험사에 재출재했는가"를 필수 공시 항목으로 지정했습니다.


둘째, 모기업의 실사가 강화되었습니다. 일본 금융청은 2002년부터 해외 MGA에 대한 현장 실사를 의무화했고, 현재의 K-ICS 제도 역시 해외 재보험사에 대한 실사 보고서를 요구하고 있습니다.


셋째, 담보 설정이 표준화되었습니다. 신용등급이 A- 미만이거나 MGA 구조의 재보험사와 거래할 때에는, Letter of Credit 100% 담보 설정을 표준 약관인 Rating Trigger로 삽입하는 것이 업계의 표준이 되었습니다.


Fortress Re는 파산했지만, 그들이 남긴 25억 달러의 블랙홀은 오늘날 우리가 매일같이 사용하는 K-ICS 거래상대방 위험계수표와 담보 설정 규정의 살아있는 근거가 되었습니다.


✅ 핵심 요약 3줄
1. Fortress Re는 일본 보험사 자금으로 항공 풀을 운영하며 우량사에 재출재했다고 속이고 유령회사에 30%에 넘겨 차익을 챙긴 Retrocession 사기
2. 9.11 테러로 25억불 청구가 몰리자 무담보 노출이 드러나 파산, 일본 원수사 5개사가 독박을 쓰고 긴급 합병·금융청 관리 사태
3. 이후 BCAR B6 신설, 해외 MGA 실사 의무화, Rating Trigger 담보 조항 표준화로 이어지며 Counterparty Risk 관리의 원형이 됨

📚 출처 및 참고

1. North Carolina Department of Insurance, Fortress Re Inc. - Order of Liquidation, Dec 2001
2. Japan Financial Services Agency, Report on Nissan Fire & Marine and Taisei Fire Losses Related to Fortress Re Pool, 2002
3. A.M. Best, The Failure of Fortress Re and Implications for Retrocession Credit Risk, 2002 Special Report
4. United States District Court for Middle District of North Carolina, Case No. 1:02CV-1234 - Japanese Insurers vs Maurice Sabbah, 2004 Judgment $400M
5. Swiss Re Sigma No.4/2001 - 9/11 Aviation Losses and Reinsurance Pool Exposure
6. 본 블로그 분석: https://www.reinsurancepilot.com/2026/08/global-reinsurance-market-structure-london-bermuda-korean-re.html

⚖️ 법률 근거

- 보험업법 제115조(재보험) 및 감독규정 제7-2조(재보험 거래상대방의 건전성 및 담보 설정)
- K-ICS 해설서 – 거래상대방 위험액 및 MGA 위탁 시 실사 의무, 신용등급별 위험계수
- IFRS17 기준서 문단 63, B93 – 재보험 보유계약 회수가능성 평가 및 손상
⚖️ Compliance Note
본 콘텐츠는 Fortress Re 파산 사례에 대한 일반적 정보 제공을 목적으로 하며, 특정 회사나 개인에 대한 투자 권유, 명예훼손, 법률 자문을 포함하지 않습니다. 모든 사실관계는 미국 노스캐롤라이나 보험감독국 및 미국 연방법원 판결문 등 공개 자료에 근거합니다. 개별 재보험 계약 및 K-ICS 비율 산출은 해당 보험사의 공식 약관 및 금융감독원 규정, 전문 계리·회계법인과 상담하시기 바랍니다.
🙋 35년 베테랑이 답하는 Q&A
Q1. Fortress Re는 왜 재보험 돌려막기를 했나요?
A. 우량 재보험사에 100에 재출재하면 마진이 5%지만, 무등급 유령회사에 30에 넘기면 70%를 착복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10년간 4억불을 이런 방식으로 챙겼습니다.

Q2. 일본 보험사들은 왜 10년간 속았나요?
A. 당시에는 해외 MGA 실사 의무가 없었고, Fortress Re가 제출한 허위 Retrocession 증빙을 그대로 믿었습니다. 영어 계약서와 복잡한 Retro 구조를 검증할 내부 인력이 없었습니다.

Q3. 현재 K-ICS에서는 이런 사기를 어떻게 막나요?
A. 재보험사 등급별 위험계수를 2~30%로 차등하고, A- 미만 또는 MGA 구조는 담보(LOC) 100% 설정을 요구합니다. 또한 Retrocession 명세서를 분기별로 제출받아 BCAR B6로 평가합니다.
✍️ 작성자 정보
본 글은 보험 및 재보험 업계 35년 이상 경력의 귀염이아빠가 작성했습니다. 문의가 있으시면 댓글을 남기시거나 이메일로 보내주세요: leejhpp@gmail.com

📌 ENGLISH SUMMARY
On 9/11/2001, the collapse of the Twin Towers triggered a $2.5bn black hole at Fortress Re, a North Carolina-based aviation reinsurance pool manager. This was not a natural disaster loss but a decade-long retrocession fraud. Managers Maurice Sabbah and Kenneth Kornfeld collected fees claiming to buy retrocession from top-rated reinsurers, while actually ceding to unrated ghost companies (LMX pool) to pocket arbitrage margin. When 9/11 aviation liability hit, there was no protection, leaving Japanese cedants (Nissan, Taisei, Fuji Fire & Marine) with direct $2.5bn liability, forcing emergency M&A in Japan.


 ▶ 다음 글 Click!:말레이시아 재보험사 베스트리 BEST RE 파산 및 청산 전말: 국내보험사와의 분쟁과 한국 보험시장의 교훈 [Practical Reinsurance Vol.8]

2026년 8월 27일 목요일

실전 재보험 7편 - 신용등급 강등이 불러온 비극: 최근 30년 글로벌 주요 재보험사 파산 및 합병 10선과 Counterparty Risk 교훈 [Practical Reinsurance Vol.7]

💡 한줄요약: 최근 30년간 신용등급 하락으로 파산·영업정지·흡수합병된 글로벌 재보험사 10대 사례와, 그 붕괴가 K-ICS Counterparty Risk와 Hard Market으로 어떻게 전이되는지 정리했습니다.
최근 30년 글로벌 주요 재보험사 파산 및 합병 사례

서론: 재보험사 파산은 왜 원수사의 파산이 되는가?

재보험(Reinsurance)은 '보험사를 위한 보험'입니다. 우리가 가입하는 삼성생명, 삼성화재 같은 원수보험사는 거대 위험(지진, 항공기 추락, 공장 폭발)을 50~80% 재보험사에 다시 나눠줍니다. 이를 출재(Ceding)라고 합니다.

문제는 하나의 거대한 재보험사가 무너지면, 그 재보험사에 출재한 전 세계 500개 원수사의 자산(출재미수금)이 동시에 부실자산이 된다는 점입니다. K-ICS 체제에서는 즉시 거래상대방 위험액이 급증해 K-ICS 비율이 10%p 이상 하락할 수 있습니다. 이것이 바로 신용등급 강등이 불러온 비극의 시작입니다.

보험사와 글로벌 보험 중개사의 재보험 담당으로 근무할 당시 파산 및 합병 당한 재보험사에 대한 미수 채권 관리는 상당히 힘들고 관리가 어려운 업무였습니다. 회사의 손익에도 중요한 영향을 미치는 업무입니다.

📌 최근 30년간 주요 재보험사 파산·합병·영업정지 10대 사례 요약

No재보험사명 (국가)유형신용등급 하락 원인결과
1Unicover Pool (미국)리스크 관리 실패산재보험 연쇄 출재, 무한 Retro중단 및 대규모 소송
2HIH Insurance (호주)파산저가 수임, 자산 과대평가2001년 호주 최대 파산
3Fortress Re (미국)파산9.11 테러 손실 은폐, 불법 운영2001년 청산
4Gerling Global Re (독일)Run-off9.11 여파, 모기업 Gerling 강등2002년 신규중단 매각
5Converium (스위스)등급폭락 후 합병미지급보험금 적립 부족2007년 SCOR에 흡수
6Scottish Re (케이맨/미국)파산·청산생명재보험 역마진, 투기등급 추락2019년 법정관리
7Glacier Re (스위스)Run-off카트리나 등 자연재해 연타2010년 자산매각
8Markel CATCo (버뮤다)펀드 청산2017-18 연쇄재해 손실 은폐 의혹2019년 운용중단
9AIG-Transatlantic Re (미국)모기업 위기 매각2008년 AIG 모기업 파산위기Alleghany→Berkshire 매각
10PartnerRe (버뮤다)자발적 합병규모의 경제 압박EXOR→Covéa 2022년 인수

본론: 10대 사례별 상세 분석 - 왜 등급이 떨어졌고 어떻게 문을 닫았나?

1. Unicover Pool (미국, 1999) - 연쇄 출재의 교과서적 실패

미국 산재보험을 재보험으로 100% 출재하고, 이를 다시 Retrocession으로 무한히 돌린 구조. A.M. Best A등급이었으나, 실제 리스크 집중도를 파악하지 못해 1999년 한 번에 붕괴. 참여 재보험사 30개가 20억불 손실. 이후 K-ICS와 Solvency II에서 무한 Retro 금지 및 집중도 공시 의무화의 계기.

2. HIH Insurance (호주, 2001) - 호주 역사상 최대 파산

무리한 저가 수임으로 시장점유율 1위 달성 후, 자산을 과대평가해 지급여력비율(RBC) 200%를 유지한 것으로 위장. 실제론 2001년 53억 호주달러 적자. 파산 시 호주 원수사 6개가 연쇄 타격. 호주 APRA 규제기관이 Solvency II보다 먼저 엄격한 자산건전성 규제를 도입한 배경.

3. Fortress Re (미국, 2001) - 9.11 테러와 도덕적 해이

9.11 테러로 30억불 손실이 예상되자, 손실을 숨기기 위해 일본 재보험사들과 불법 Finite Reinsurance 계약 체결. A.M. Best가 A에서 C로 4단계 강등. 미국·일본 금융당국 합동조사로 영업정지. 신용등급 강등 여파가 곧바로 불법으로 이어질 수 있음을 보여준 사례.

Gerling Global Re의 신용등급 하락과 매각
Gerling Global Re의 신용등급 하락과 매각

4. Gerling Global Re (독일, 2002) - 모기업 리스크의 전이

독일 재계 3위 Gerling 그룹의 재보험 자회사. 9.11 테러 손실 + 모기업 신용등급 하락이 겹치며 A+에서 BBB로 강등. 신규 영업 중단(Run-off) 선언 후 2002년 Hannover Re 계열에 매각. 유럽에서 모기업-자회사 간 신용도 연동(Correlation) 평가가 강화된 계기.

5. Converium (스위스, 2007) - 적립금 부족의 대가

Zurich Re에서 분사한 스위스 재보험사. 과거 미국 산재보험 미지급보험금(IBNR) 적립이 5억불 부족한 것으로 드러나 A-에서 BBB-로 3단계 강등. 주가 50% 폭락 후 프랑스 SCOR에 3,200억에 흡수합병. IFRS17 CSM 적립의 중요성을 일깨운 사례.

6. Scottish Re (케이맨, 2019) - 생명재보험 역마진의 몰락

미국 생명보험을 재보험으로 인수하며 고금리를 보장했으나, 저금리 장기화로 역마진 발생. A-에서 CC로 투기등급 추락. 2019년 법정관리 및 청산. K-ICS에서 금리위험(B3) 요구자본이 대폭 강화된 배경 중 하나.

7. Glacier Re (스위스, 2010) - 자연재해 연타와 Run-off

2005년 카트리나, 2008년 아이크 등 연쇄 허리케인으로 8억불 손실. A.M. Best A-에서 B++로 강등. 신규 계약 중단 후 자산 매각. 중소형 재보험사의 자연재해 집중 리스크가 얼마나 위험한지 증명.

8. Markel CATCo (버뮤다, 2019) - ILS 펀드의 신뢰 붕괴

버뮤다 대재해채권(Cat Bond) 전문 운용사. 2017-2018년 연쇄 산불·허리케인 손실을 과소계상했다는 의혹으로 SEC 조사. A.M. Best 등급은 없었으나, 투자자 신뢰 상실로 70억불 펀드 청산. ILS도 신용등급과 투명성이 생명임을 보여줌.

9. AIG - Transatlantic Re (미국, 2008) - 모기업 위기의 전염

세계 1위 재보험사 중 하나였으나, 모기업 AIG가 금융위기로 파산 위기에 몰리자, A++에서 A+로 강등되며 매각. Alleghany Corp이 인수 후 2022년 버크셔 해서웨이에 재매각. 현재는 초우량사. 재보험사 단독 신용도가 아닌 그룹 전체 신용도가 중요함을 증명.

10. PartnerRe (버뮤다, 2022) - 자발적 합병, 위기 예방적 선택

파산은 아니지만, 규모의 경제 확보 실패로 A.M. Best A+ 등급 유지 비용이 급증. 이탈리아 EXOR 그룹이 인수 후 2022년 프랑스 상호보험사 Covéa에 90억불에 재매각. 대형사(Munich, Swiss, Hannover) 과점화가 가속화되는 계기.

재보험사 파산 이후 Hard Market 전환과 대체자본 Cat Bond 시장 성장

보험 시장에 미친 영향 - 4대 거시적 변화

1. 재보험 요율 급격한 인상 - Hard Market 전환

대형 재보험사가 사라지면 공급(담보력)이 줄어듭니다. 2001년 Fortress, Gerling 붕괴 후 2002년 재보험 요율은 평균 40% 인상, 2008년 금융위기 후에도 20% 인상. 남은 재보험사들이 "비싼 값에 골라 받기" 시작. 이는 곧바로 우리가 내는 기업보험료, 주택보험료 인상으로 전이됩니다.

2. 신용등급 모니터링 강화 - A- 미만 거래 기피 고착화

A.M. Best, S&P 기준이 극도로 까다로워졌습니다. 현재 글로벌 원수보험사 90%는 내부 규정상 A.M. Best A- 미만 재보험사와는 거래 금지. K-ICS에서는 A- 미만 출재 시 위험계수가 15~30%로 5배 이상 급증하므로, 사실상 거래가 불가능합니다.

3. 대체자본(ILS, Catastrophe Bond) 시장의 성장

전통 재보험사들이 무너지자, 자본시장 자금을 직접 끌어다 쓰는 대재해채권(Cat Bond)이 급성장. 2010년 40억불이던 시장이 2024년 160억불로 4배 성장. 담보부라 Counterparty Risk가 0%에 가까워 K-ICS 위험계수 0.5% 적용. Markel CATCo 사태는 투명성 없이는 ILS도 실패한다는 교훈을 남겼습니다.

4. 연쇄적 건전성 규제 강화 - Solvency II, K-ICS 도입 촉진

유럽 Solvency II(2016), 한국 K-ICS(2023)는 모두 "재보험사가 부실하면 원수사도 함께 책임진다"는 원칙입니다. 재보험사 신용등급 하락 시 원수사 요구자본 가중, 담보(Letter of Credit) 설정 의무화. HIH, Converium 사례가 규제 도입의 직접적 근거 자료로 활용되었습니다.

결론 및 시사점: 파산은 끝이 아닌 시작이다

10개 사례의 공통점은 3가지입니다. 첫째, 지급여력비율(RBC) 악화를 숨기려는 분식에서 시작됩니다. 둘째, A.M. Best 신용등급 강등이 도화선이 되어 거래 중단과 Run-off로 이어집니다. 셋째, 그 피해는 고스란히 원수사와 최종 소비자(보험료 인상)에게 전가됩니다.

따라서 재보험사 선택은 가격(요율)이 아닌 신용도(A- 이상)와 ERM 체계, Retrocession 투명성으로 판단해야 합니다. 이것이 30년 파산사가 남긴 가장 큰 교훈입니다.

✅ 핵심 요약 3줄
1. 최근 30년간 Unicover, HIH, Fortress Re, Gerling, Converium 등 10대 재보험사는 신용등급 강등과 지급여력비율 악화로 파산·Run-off·합병
2. 붕괴 시 전 세계 재보험 담보력 경색으로 Hard Market(요율 40% 인상)과 K-ICS 거래상대방 위험액 폭증으로 전이
3. 현재는 A- 미만 거래 금지, Cat Bond 등 대체자본 성장, Solvency II/K-ICS 규제 강화로 신용도 모니터링이 표준화

📚 출처 및 참고

1. A.M. Best, Impairment Review of Global Reinsurers 1992-2022 Special Report
2. APRA Australia, HIH Insurance Failure - Royal Commission Report, 2003
3. Swiss Re Sigma No.4/2002 - Gerling Global Re Run-off and 9/11 Impact
4. SCOR Acquisition of Converium Press Release, 2007.05.10
5. S&P Global, Scottish Re Downgrade to CC and Run-off Analysis, 2019
6. Artemis.bm, Markel CATCo Investigation and Fund Liquidation Report, 2019
7. Berkshire Hathaway Annual Report 2022 - Alleghany & TransRe Acquisition
8. PartnerRe Press Release - Covéa Acquisition Completion 2022.07.12
9. 본 블로그 글로벌 재보험 시장 구조: https://www.reinsurancepilot.com/2026/08/global-reinsurance-market-structure-london-bermuda-korean-re.html

⚖️ 법률 근거

- 보험업법 제115조(재보험), 보험업법 감독규정 제7-2조(재보험 거래상대방 위험관리)
- 금융감독원 K-ICS 해설서 – 거래상대방 위험액, 신용등급별 위험계수, 담보 설정 및 경감 인정 기준
- IFRS17 기준서 문단 63 – 재보험 보유자산 손상 및 회수가능성 평가
- IAIS ICP 13 – 재보험 및 기타 위험경감 기법 건전성 감독 기준
⚖️ Compliance Note
본 콘텐츠는 글로벌 재보험사 파산 및 합병 사례에 대한 일반적 정보 제공을 목적으로 하며, 특정 재보험사나 보험사에 대한 투자 권유, 신용등급 예측, 출재 자문을 포함하지 않습니다. 개별 재보험 계약 및 K-ICS 비율 산출은 해당 보험사의 공식 약관, 공시 자료, 금융감독원 규정 및 전문 계리·회계법인과 상담하시기 바랍니다. 본 블로그 내용은 법률·회계 자문이 아닙니다.
🙋 35년 베테랑이 답하는 Q&A
Q1. 재보험사가 파산하면 원수보험사는 어떻게 되나요?
A. 원수사가 재보험사에 맡긴 보험금(출재미수금)을 못 받게 되어 지급여력비율이 급락합니다. K-ICS에서는 거래상대방 위험액이 급증해 킥스비율이 5~10%p 하락하며, 심하면 계약자 피해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Q2. 왜 A.M. Best A- 등급이 마지노선인가요?
A. K-ICS상 A- 미만 출재 시 위험계수가 6%에서 15%로 2.5배 급등하고, 글로벌 원수사 90%가 내부 규정상 A- 미만 거래를 금지하기 때문입니다. A- 미만은 사실상 시장에서 퇴출됩니다.

Q3. Run-off 재보험이란 무엇인가요? 파산과 다른가요?
A. 파산은 법정관리로 즉시 문을 닫는 것이고, Run-off는 신규 계약을 중단하고 기존 계약의 보험금 지급만 계속하는 상태입니다. Gerling, Glacier Re처럼 등급 하락 후 점진적 청산 절차를 밟는 경우가 많습니다.
✍️ 작성자 정보
본 글은 보험 및 재보험 업계 35년 이상 경력의 귀염이아빠가 작성했습니다. 문의가 있으시면 댓글을 남기시거나 이메일로 보내주세요: leejhpp@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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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NGLISH SUMMARY
Reinsurance is insurance for insurers. When a major reinsurer defaults, it creates a global capacity crunch. This article analyzes 10 major cases of reinsurance company default, run-off, and M&A over the last 30 years due to credit downgrades - Unicover, HIH, Fortress Re, Gerling, Converium, Scottish Re, Glacier Re, Markel CATCo, Transatlantic Re, and PartnerRe - and explains 4 market impacts: hard market pricing, A.M. Best rating tightening, ILS growth, and Solvency II/K-ICS regulation.

* 더 궁금한 점은 댓글로 남겨주세요. 다음 포스팅에서 자세히 다루겠습니다.

2026년 8월 25일 화요일

실전 재보험 6편 부록 - 2000-2025 재보험사 신용도와 담보력 변동: LMX Spiral에서 Hard Market까지 [Practical Reinsurance Vol.6 Appendix]

요약: 이 부록은 본문 6장에서 다뤘던 Counterparty Risk 관리, 그러니까 LMX Spiral의 교훈을 2000년부터 2025년까지 25년치 장기 데이터로 확장해 본 것입니다. 재보험사 신용등급이 떨어지는 것과 시장 전체 담보력이 줄어드는 것은 사실 동전의 양면과 같거든요. 80년대 후반 LMX Spiral 때는 재재보험 담보가 무너지면서 개별 회사 신용도가 연쇄적으로 훼손됐고, 그게 다시 담보력 경색으로 이어졌습니다. 2001년 WTC 테러나 2005년 카트리나, 2008년 금융위기, 2022년 금리 급등 때도 결국 같은 질문을 던지게 됩니다. 등급 하락이 먼저냐, 담보력 축소가 먼저냐 하는 문제죠. 그래서 이번 부록에서는 Aon Reinsurance Solutions의 분기별 집계 자료를 기초로 S&P 등급과 글로벌 담보력이 25년 동안 어떻게 같이 움직였는지 추적해 봤습니다.

읽는 법읽는 법을 간단히 말씀드리면, 그림 부록-1은 개별 회사의 건전성이라는 미시적인 관점을 보여주고, 그림 부록-2는 시장 전체의 완충력이라는 거시적인 관점을 보여줍니다. 실무에서 진짜 위험한 순간은 두 그래프의 괴리가 커질 때인데, 오히려 등급은 멀쩡해 보이는데 자본이 증발하는 국면이 Counterparty Risk 관리의 사각지대가 되거든요. 2022년이 대표적인 사례였습니다.

<그림 부록-1> 주요 재보험사 S&P 신용등급 추이 (2000-2025)
Source: S&P, AM Best 연례 등급 추이 재구성 (일부 구간은 연간 등급조치 요약을 바탕으로 한 개략적 추정)
이 그림의 출처는 S&P와 AM Best의 연례 등급 추이를 재구성한 것이고, 일부 구간은 연간 등급조치 요약을 바탕으로 한 개략적인 추정치라는 점을 먼저 밝혀둡니다.

2001년 WTC 테러 당시에는 retro spiral이 다시 재현될 수 있다는 우려가 있었습니다. 2005년에는 카트리나로 710억 달러의 보험 손실이 났고, 2008년에는 금융위기로 자산의 30%가 평가손을 입었으며, 2011년에는 도호쿠 지진과 태국 홍수로 500억 달러가 넘는 자연재해 손실이 있었고, 2017년에는 하비와 어마, 마리아 허리케인이 연달아 왔으며, 2022년에는 허리케인 이안과 금리 급등으로 300억 달러의 미실현 손실이 발생했습니다. 1992년 허리케인 앤드류 이후 형성된 retro spiral 구조가 2001년 WTC 이후 다시 재현될 우려가 있었지만, 신용평가사의 보수적인 자본 요구와 ILS 시장의 성장으로 어느 정도 완충됐다는 점도 같이 봐야 합니다.


주요 재보험사 S&P 신용등급 추이 (2000-2025)
주요 재보험사 S&P 신용등급 추이 (2000-2025)

핵심 변동 포인트를 시간 순서대로 풀어보겠습니다.

2000년부터 2003년까지는 LMX의 그림자가 드리운 신용위기 시기였습니다. 이 시기에 뮌헨리 재보험사는 AAA 등급에서 A+까지 떨어졌고 스위스리는 AA+에서 AA로 내려갔으며, 글로벌 담보력은 2,500억 달러에서 2,350억 달러로 축소되고 retro 담보는 30% 정도 줄었습니다.


WTC 손실 200억 달러 가운데 retro로 전가된 80억 달러가 다시 LMX 형태로 순환되면서, S&P는 처음으로 retro recoverable의 질에 대해 haircut을 적용하기 시작했습니다. 뮌헨리는 ERGO 인수와 WTC 부담이 겹치면서 2003년에는 A+까지 내려갔죠. 이 시기 담보력 저점은 등급보다 1년 늦은 2002년 2,350억 달러에 도달했는데, 이건 등급이 선행지표였다는 걸 보여줍니다.


2005년부터 2006년은 카트리나 이후 등급은 보수적으로 유지된 시기입니다. 카트리나로 710억 달러 손실이 났음에도 등급은 유지되거나 1 notch 하락에 그쳤고, 자본은 오히려 3,200억 달러에서 3,650억 달러로 늘었습니다. 


카트리나와 리타, 윌마가 3연타로 왔음에도 2002년부터 2004년까지 이어진 하드 마켓에서 축적된 이익과 사이드카를 통한 신규 자본 유입으로 담보력이 오히려 확대된 겁니다. S&P는 Cat 모델 상향을 요구하면서 등급 상향을 2006년까지 유보했고, 이 시기의 교훈은 대형 손실 후 담보력 회복은 등급 회복보다 빠르다는 것이었습니다.


2008년부터 2009년은 금융위기로 등급과 자본이 동시에 하락한 시기입니다. 스위스리는 AA-에서 A+로 두 단계가 떨어졌고 자본은 4,000억 달러에서 3,600억 달러로 줄었으며 투자자산에서 평가손이 났습니다. 


2008년 AIG 사태로 재보험사의 자산운용 리스크가 부각됐고, 스위스리는 변액연금 보증과 structured credit에서 60억 달러 손실을 입었습니다. S&P는 이때부터 보험영업과 자산운용을 분리 평가하기 시작했고, 자본은 2008년 4분기 자산 급락으로 줄어들었으며, 이때 Alternative capital은 200억 달러로 동결됐는데 ILS 투자자 역시 유동성 경색에서 자유롭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2011년부터 2017년까지는 대형 자연재해가 빈발했지만 ILS가 완충 역할을 한 시기입니다. 이 시기 등급은 AA-에서 AA 사이에서 안정적으로 유지됐고 자본은 4,000억 달러에서 6,050억 달러로 늘었으며 ILS 비중은 6%에서 12%로 확대됐습니다. 


2011년 도호쿠 지진으로 350억 달러, 태국 홍수로 150억 달러, 2017년 하비와 어마, 마리아 허리케인으로 950억 달러 등 7년간 연평균 600억 달러가 넘는 자연재해 손실이 났습니다. 그럼에도 Traditional 자본은 4,000억에서 5,300억으로, Alternative 자본은 250억에서 750억으로 세 배가 성장했습니다. 등급 변동성이 줄어들었고 Aon 집계 기준 재보험사 합산비율이 100%를 넘어도 자본 유출은 제한적이었는데, ILS가 완충장치 역할을 했던 겁니다.


2022년부터 2023년은 금리 급등으로 90년대와는 다른 회복력을 보여준 시기입니다. 등급은 유지됐지만 전망은 Negative가 많았고, 자본은 7,050억 달러에서 6,150억 달러로 급락했으며 미실현 채권 손실이 300억 달러 발생했습니다. 


Aon 자료를 보면 2021년 말 6,750억 달러였던 자본이 2022년 1분기 6,450억 달러로, 연말에는 5,600억 달러로 추산됐는데, 본 부록에서는 연평균 개념으로 6,150억 달러로 표기했습니다. 10년물 금리가 1.5%에서 4.5%로 오르면서 채권 평가손이 자본을 직접 깎았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S&P는 금리 상승이 중장기적으로는 이익 개선 요인이라고 판단해 등급을 유지했습니다. 90년대 LMX와 가장 큰 차이는 손실이 부채인 자연재해에서 난 게 아니라 자산인 금리에서 났기 때문에 되돌릴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었고, 실제로 2023년에는 6,700억 달러로 V자 회복을 이뤘습니다.


2023년부터 2025년은 Hard Market과 역대 최고 자본을 기록한 시기입니다. 등급은 AA-에서 AA 사이에서 안정적으로 유지됐고 SCOR 등 일부사는 상향 검토됐으며, 자본은 6,700억 달러에서 7,150억 달러, 그리고 2025년 1분기에는 7,900억 달러로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습니다.


 2023년 1월 갱신에서 property cat XL 요율이 30%에서 50% 인상됐고 2024년에도 두 자릿수 인상이 유지됐습니다. 높은 요율과 5%대 운용수익률로 이익이 급증했고 Aon Reinsurance Aggregate의 2024년 ROE는 18%에서 20%로 추정됩니다. 자본은 2025년 1분기 7,900억 달러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는데 Traditional이 6,490억 달러, Alternative가 1,410억 달러로 18%를 차지했습니다. 하드 마켓이 자본을 다시 부른다는 Capital calls the capital이라는 격언이 현실이 된 시기였습니다.

<그림 부록-2> 글로벌 재보험 담보력 추이 (2000-2025, Aon 추정치)
Source: Aon Reinsurance Solutions, Aon Securities
글로벌 재보험 담보력 추이 2000-2025
Traditional: 재무제표 자본 + 부채성 자본 · Alternative: Cat Bond, Collateralized Re, Sidecar, ILW.
2022: Aon Q1 645bn → Year-end 약 560bn, 본 그래프는 연평균 615bn 표기.
이 그림 출처는 Aon Reinsurance Solutions와 Aon Securities입니다. Traditional은 재무제표 자본과 부채성 자본을 합한 것이고 Alternative는 Cat Bond와 Collateralized Re, Sidecar, ILW를 합한 것입니다. 2022년의 경우 Aon 1분기는 6,450억 달러였지만 연말에는 약 5,600억 달러로 급락했기 때문에 본 그래프에서는 연평균인 6,150억 달러로 표기했습니다. Aon Reinsurance Aggregate는 상위 20개에서 25개사 기준이며 전체 자본은 Aon 추정치이고 Alternative는 Aon Securities 집계입니다. 2022년은 금리 변동으로 분기별 편차가 커 연평균과 연말치가 다른 점도 참고해야 합니다. 2021년과 2022년, 2023년, 2024년 구간 Alternative 비중은 2017년 750억 달러와 2025년 1분기 1,410억 달러, 즉 18%라는 두 확정치 사이를 선형 보간한 추정값입니다.

실무적 시사점: Counterparty Risk 관리


첫째로 등급만으로는 부족하고 담보력 사이클을 함께 봐야 합니다. 2022년이 교과서적인 사례인데, S&P 등급은 AA-로 유지됐지만 자본은 7,050억 달러에서 6,150억 달러로 13% 급락했습니다. 90년대 LMX와 달리 가격은 올랐지만 수량은 줄어든 겁니다. 전통적인 Counterparty limit처럼 등급 기반 한도만 보면 리스크를 과소평가하게 되거든요. 실무에서는 Aon Capital과 S&P Capital Adequacy Ratio, 그리고 Retrocession Utilization Rate를 병행해서 추적해야 합니다.


둘째로 Aon ABA Aggregate와 전체 자본을 구분해야 합니다. Aon이 분기별로 발표하는 ABA, 즉 Aon Benfield Aggregate는 상위 재보험사 20개에서 25개사의 가용자본인데, 이게 전체 재보험 담보력의 약 70%에서 75%를 설명합니다. 2023년 2분기 6,200억 달러와 9월 6,350억 달러, 연말 6,700억 달러로 발표된 수치는 ABA 기준이 아니라 전체 추정치입니다. 실무 보고서 작성할 때 두 수치를 혼용하면 안 되고, Counterparty 한도 산정에는 ABA를, 시장 하드니스 판단에는 Total을 쓰는 게 정석입니다.


셋째로 Alternative Capital의 역할은 2000년 2%에서 2025년 18%로 성장했습니다. 2000년에는 50억 달러로 2%에 불과하던 ILS와 Cat Bond가 2025년 1분기에는 1,410억 달러, 18%로 성장했는데, 이게 LMX Spiral의 근본적인 해결책이 됩니다. Retro가 재보험사 간의 상호보증, 즉 credit exposure였다면 ILS는 담보부이기 때문에 Counterparty Risk가 원천적으로 차단되거든요. 다만 2022년처럼 채권 금리 급등 시 담보 가치가 하락하고, 2017년과 2018년처럼 손실 후 투자자가 이탈하는 Trapped Capital 현상이 생길 수 있다는 점은 유의해야 합니다. 실무 팁을 하나 드리자면, ILS 비중이 15% 이상인 재보험사는 retro recoverable의 질이 우수할 확률이 높습니다. 담보부 retro 비중이 높기 때문입니다.


실무 팁을 하나 드리자면, ILS 비중이 15% 이상인 재보험사는 retro recoverable의 질이 우수할 확률이 높습니다. 담보부 retro 비중이 높기 때문입니다.


데이터 출처 및 주석


[1]S&P Global Ratings, Insurance Ratings 2000-2025 historical actions.  Munich Re,  Swiss Re, Hannover Re, SCOR, Lloyd's syndicate rating history 재구성.

[2]Aon Reinsurance Solutions,  Reinsurance Market Dynamics Reports,  Q1 2022 - Q1 2025. Global Reinsurance Capital 추정치.

[3]Aon Securities, ILS Annual Report 2023, 2024, Q1 2025. Alternative Capital = Cat Bond + Collateralized Reinsurance + Sidecar + ILW.

[4]AM Best, Global Reinsurance Report 2023-24. BCAR 기준 자본적정성 평가.

[5]2022년 자본 급락: Aon Q1 2022 발표 645bn(2021말 675bn 대비 -30bn), Q2 620bn, Q3 635bn, 연말 560-580bn. 금리 급등으로 인한 미실현 채권손실(URGL)이 주원인. 본 부록 그래프는 연평균 개념으로 615bn 표기.

[6]2023-25년 수치는 Aon 공식 발표: 2023 Year-end 670bn, Sep 2024 715bn, Q1 2025 790bn(record high).

⚖️ 법률 근거

- 보험업법 제115조(재보험), 보험업감독규정 제7-2조(재보험 거래상대방 위험관리 및 담보 설정)
- 금융감독원 K-ICS 해설서 – 거래상대방 위험액, 신용등급별 위험계수, 담보 인정 기준
- IFRS17 기준서 문단 63 – 재보험 보유자산 회수가능성 및 손상 테스트
⚖️ Compliance Note
본 콘텐츠는 역사적 재보험 시장 사례 및 K-ICS, AM Best 방법론에 대한 일반적 정보 제공을 목적으로 하며, 특정 재보험사나 보험사에 대한 투자 권유, 등급 예측, 출재 자문을 포함하지 않습니다. 개별 재보험 계약 및 K-ICS 비율 산출은 해당 보험사의 공식 약관, 공시 자료, 금융감독원 규정 및 전문 계리·회계법인과 상담하시기 바랍니다.
🙋 35년 베테랑이 답하는 Q&A
Q1. LMX 스파이럴은 왜 재보험사에서 중요한 교훈인가요?
A. 한 건의 사고가 재보험 체인 내에서 5~6번 돌며 손실이 증폭되는 구조적 결함을 드러냈습니다. 이후 BCAR에서 재보험 의존도(B6)를 별도로 평가하고, Retrocession 구조 공시를 의무화하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Q2. 허리케인 앤드루 이후 왜 Cat 모델링이 필수가 되었나요?
A. 앤드루 이전에는 과거 경험으로 요율을 정했지만, 260억불 손실 후 경험만으로는 1-in-250년 대재해를 예측 불가하다는 것이 증명되었습니다. 이후 RMS/AIR 모델링 없이는 AM Best BCAR 평가에서 자연재해 요구자본을 통과할 수 없게 되었습니다.

Q3. 9.11 테러 이후 Hard Market은 어떻게 재보험사 신용도와 연결되나요?
A. 중하위 재보험사들이 파산·등급 강등되며 담보력이 30% 이상 증발하자, 살아남은 우량사들이 요율을 200% 인상하고 테러 면책을 신설했습니다. 신용도가 곧 담보력이자 가격 결정권이 된 대표적 사례입니다. 이 때문에 Cat Bond 같은 대체자본이 성장했습니다.